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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음악(無調音樂) [atonal music, atonale Musik, atonality, .Atonalit&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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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음악(無調音樂, 영. atonal music, 도.atonale Musik)/ 무조성(無調性, 영.atonality, 독.Atonalität)

1.간단한 설명
1910년경 비엔나에서 나타난, '조성'이라는 당시까지 유럽음악의 전통적 규칙을 따르지 않은 쇤베르크, 베르크, 베베른(제2 비엔나 악파)의 음악을 지칭하는 말. 이 음악의 특징은 옥타브 분할을 통해 얻어진 12개의 반음들을 평등하게 사용하여 <중심점>과 <비중심점>(예: 바탕음과 여타 음들, 으뜸화음과 여타 삼화음들, 협화음과 불협화음)을 구분할 수 없게 한다. 베베른의 {다섯 개의 게오르게 노래} op.3 (1907/08)와 쇤베르크의 세개의 피아노소품(Drei Klavierstücke op.11(1909)이 바로 그런 음악들이었다. 어떤 규칙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던 무조음악은 1920년 초에 12음기법이라는 작곡방법을 갖게 된다.
위에서는 무조음악 또는 무조성의 개념을 한꺼번에 설명하고 있다. 용어의  한문 표기, 가장 흔히 쓰이는 외국어(영어)와 원래 이 용어가 쓰였던 말(독일어)도 제시되어 있다. 그 다음의 개념 설명은 제2 비엔나 악파에만 국한시키고 있다. 여타의 무조적인 음악에 대한 설명이 없다. 이는 무조음악(무조성)이란 말이 실제로 거의 제2비엔나 악파의 음악에 관해 설명하는 것과 관계가 깊다. 그 다음에는 이 악파의 최초의 무조음악 작품들이 소개되고, 한 걸음 더 발전된 무조음악의 작곡기법인 12음기법이 소개된다. 이 항목을 읽는 사람들은 "무조음악"이 말뜻대로 "조가 없는 음악"이라고 이해되지 않고, 일정한 시기의 일정한 사람들이 작곡한 음악을 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2.자세한 설명
(1)“무조성”이란 용어는 -1895년경 프랑스의 로깽(A. Loquin)에 의해 "intonalité"라는 표기로- 연속적 전조에 의해 중심 조성이 붕괴된, 바그너 식의 음악을 가리키는 말로 음악사에 최초로 등장한다. “무조성”이라는 말이 “atonalité”(또는 거기에 부합되는 다른 외국어)라고 표기되면서도 이러한 의미로 사용되는 일이 그 후로 아주 없어지지는 않았다. 

(2)가장 자주 사용되는 “무조음악”(또는 “무조성”)의 개념은 1910년대 전후로 제2비엔나 악파(쇤베르크, 베르크, 베베른)에 의해 창작된, ‘조성’이라는 당시까지 통용되던 작곡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 음악을 가리킨다. 이 음악의 특징은 그 이전까지 음계로 사용된 일이 전형 없었던 12개의 반음을 모두 동등하게, 즉 어떤 한 음의 중심적 역할이 없는 음계처럼 사용한다. 조성음악에서는 화성적 진행이 <협화음/불협화음>, <으뜸화성/다른 음층의 화성>, 그리고 <바탕음/여타 음들>을 통해 중심점과 주변적인 것이 구분되는데 반해, 무조음악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이 없어진다. 이런 음악은 전통적인 “조성”이 생각날 수 있는 선율과 화음을 의도적으로 피한다. 이런 무조음악의 성격은 -전통적 조성음악의 리듬을 사용한 경우에도- 그 리듬까지 달리 들리게 한다. 하지만 제2비엔나악파의 작곡가들은 이 용어가 자신들의 음악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무조성”이라는 용어는 오히려 반대자들이 쇤베르크와 그 악파의 음악을 비판하기 위한 용어였다. 쇤베르크는 1922년의 {화성학} 책에서 흔히 "조성"으로 이해되는 Tonalität란 용어를 “음에서 음으로 갈 때에 있는 관계”라고 정의하고, 음이 없는 음악이 있을 수 없기에 “무조성”(Atonalität, 쇤베르크식 이해: “음이 없는 음악”)의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쇤베르크는 자신의 무조적 음악을 Politonalität 또는 Pantonalität이라고 말했는데, 이를 오늘날 흔히 번역되는 방식으로 복조성(複調性), 범조성(汎調性)이 아닌, 복음성(複音性) 또는 범음성(汎音性) 정도로 번역해야 그 뜻이 쇤베르크의 것에 부합한다. 이렇게 용어를 달리 이해하는 쇤베르크의 생각에서도 전통적 의미의 “조성”이 없어진 것만은 확실하다. 

제2비엔나악파가 창작한 최초의 무조음악들은 안톤 베베른의 {다섯 개의 게오르게 노래}(op.3,1907/08)와 쇤베르크의 {세 개의 피아노소품}(Drei Klavierstücke op.11(1909)이다. 이 초기 무조음악에서는 대단히 짧은 기악곡과 -가사의 의미에 기대어 작곡되는- 리트가 많았다. 긴 음악은 조성을 연상케 하는 반복현상이 나타나기가 쉬워 실행이 기피되었기 때문이었다. 제2비엔나악파의 무조음악은 1920년 초에 확고한 규칙(음렬음악)을 갖는 12음기법으로 발전했으며, 당시에 “무조음악”이라고 지칭하던 말은 주로 나중에 나타난 12음기법 음악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1949년에 출판된 아도르노의 {신음악의 철학} 이후에는 12음기법 이전의 무조성(“자유 무조성” freie Atonalität)과 12음기법의 무조성(“묶인 무조성” gebundene  Atonalität)이 구분되었다. 그 이후 단순히 “무조성”이라고 말하는 경우는 흔히 12음기법 이전의 무조성 음악을 가리키는 경우가 흔하다.  

(3)볼프강 하우어는 자신이 지향하는 음악을 "무조적 음악"이라 했다. 그 역시 자유 무조성 시대(1912-1919)와 묶인 무조성의 시대(1919-1939)를 갖지만, 그 내용의 제2비엔나악파의 것과 전혀 다르다. 하우어는 자신의 12음기법을 트로펜(Tropen, 라.Tropus의 복수형, 뜻: “음악적 틀”) 이론이라 이름하는데, 이는 두 개의 6음 그룹을 토대로 44개의 음그룹(트로펜)을 만들어 이를 작곡에 사용한다. 

(4)위의 작곡가들 이외에도 비슷한 시기에 “조가 없는” 음악을 작곡한 사람들은 많았다. 예를 들어 스트라빈스키, 힌데미트, 바르톡, 스크리아빈, 알로이스 하바, 찰스 아이브스 등이 그들이다. 이들이 모두 다른 경향의 음악을 작곡한 사람들이었음에도 그러하다. 조성을 극복하려는 노력은 진지한 20세기 작곡가들의 특징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이들 세대 이후의, 즉 50년대 이후에 나타난 음악들, 예를 들어 클러스터 음악, 음향음악, 우연음악 등은 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조음악이라고 불리는 일은 흔치 않다. 물론 atonal이라는 말을 “조성이 없는”의 뜻이 아닌, “음이 없는”이라는, 즉 “소음”이라는 의미로 사용한 경우들이 없지 않았다. “음이 없는”이라는 의미는 부정적으로(비난) 또는 긍정적으로(추구해야할 목표) 사용되기도 하였다.  

(5)한국 작곡가로서는 나운영이 1955년에 작곡한 {6 Preludes for Piano}와 {Piano Trio}가 무조음악(12음기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 곡은 조성적으로 읽힐 수 있는 선율 부분과 음계(오음음계)를 포함하는 혼합적 성격의 것이었다. 한국인의 작품이 완연하게 무조적 경향을 갖는 것은 윤이상이 50년대 말부터 유럽에서 작곡한 음악들이다. 그 이후에 오는 한국의 작곡가 세대들은 한국 작곡가들은 여러 가지 방향의 무조적인 음악을 작곡했다. 

참고문헌:  

A. Loquin: L'harmonie rendue claire et mise à la portée de tous le musiciens, Traité général des traités d‘harmonie. Paris 1895. 
J. M. Hauer: Vom Wesen der Musik, Leipzig/Wien, 1920. 
H. Eimert: Atonale Musiklehre, Leipzig,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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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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